Dongguk University
중구와 동국대가 만나 ‘젊은 인쇄인’ 꿈을 키운다
‘4차 산업시대 을지로 인쇄산업 거점 공간’ 을지유니크팩토리
동국대 GCS 전공 실습 현장으로 활용해 젊은 인쇄인 양성
총 12개 공간에 47종의 장비 갖춰스타트업도 시제품 생산 등에 활용
“인쇄업계와 상생, 지역 발전 이룰 것”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와 수십 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인쇄 소공인을 연결하는 ‘인쇄 커넥팅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지난 2일 지하철 을지로4가역 을지트윈타워 지하 2층 을지유니크팩토리에서 만난 변지원(22·동국대 경영학과 3학년)씨는 “아이돌 ‘굿즈’ 등을 위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지금은 맞춤 상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시대”라고 했다. 변씨는 “하지만 이런 추세와는 달리 소량 생산과 판매로 이어지는 소비와 공급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앞으로 소규모 디자인 제작을 원하는 사람과 인쇄업체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변씨가 이용하는 을지유니크팩토리는 중구 창업혁신공간에 있다. 을지로 일대에 모여 있는 도심 제조업과 제작자(크리에이터)들의 역량을 결합해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창업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도심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중구가 만들고 동국대 창업원이 운영을 맡은 이곳은 이제 막 개원 6개월째를 맞았다.
변씨는 지난해 2학기부터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사이언스(GCS) 연계전공(복수전공) 과정을 이수하면서 을지유니크팩토리와 관계를 맺었다.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사이언스 연계전공은 2020년 2학기부터 생겼는데, 동국대가 인쇄특별산업지구가 있는 중구에 위치한 게 인연이 됐다. 프린팅·패키징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매출 규모 4~5위를 다투는 거대 산업군이다. 동국대는 인쇄업체가 밀집한 중구 지역 사회의 요구에 따라 프린팅·패키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연계전공을 신설했다.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사이언스는 예술(디자인)과 경영(광고·홍보·브랜드 매니지먼트), 그리고 공학(프린팅·패키징) 등 다양한 분야가 연계된 학제간 전공이다. 그래픽과 프린팅 관련한 디자인 능력, 프린팅·패키징 상품과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능력, 프린팅·패키징 관련 기계·화학·식품공학과 관련한 지식과 기술 능력을 배운다.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사이언스 연계전공 학생 13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 팀으로 나눠 을지유니크팩토리에서 첫 실습을 했다. 이들은 실습 기간에 인쇄 상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총 4개 팀으로 나눠 팀별로 아이디어를 모아 포스터와 배너, 웰컴 키트, 달력, 스티커 등을 제작했다.
“대학교 2학년쯤 되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우선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았고, 또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변씨는 “중·고등학교 때 아이돌을 좋아하면 아이돌 굿즈를 많이 접하게 된다”며 “아이돌 굿즈를 만드는 게 모두 디자인이고 프린팅인데, 직접 디자인해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연계전공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관련이 있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제품 기획이나 디자인 작업 등 인쇄 전 단계 작업이 적성에 맞고 괜찮은 것 같아요.”(이준호, 경영학과 4학년)
“전국 최초로 생겨 희소성이 있고, 젊은 사람들이 안 하다보니 경쟁이 덜 치열할 것 같고, 취업할 때도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선택했죠.”(이보현, 국제통상학과 3학년)
이준호(24)씨와 이보현(22)씨도 변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2학기부터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사이언스 연계전공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같은 팀이었던 이준호씨와 변지원씨는 대학에 합격하고도 코로나19로 캠퍼스 한 번 밟아보지 못한 신입생을 위한 ‘웰컴 키트’(인쇄 상품)를 제작해 실제 판매까지 했다. 웰컴 키트는 학교생활에 유용한 팁을 담은 팸플릿, 기념엽서, 노트 등으로 이뤄졌다. 또한 대학 생활 내용을 담은 만화책 <플랫다이어리> 작가의 허락을 받아 신입생을 위한 글귀가 새겨진 책 띠지도 제작했다.
다른 팀이었던 이보현씨는 책상 위에 세워 둘 수 있는 작은 배너와 포스터를 만들었다. 이보현씨는 “아이디어부터 디자인, 제작 과정을 모두 팀 내부에서 해결했다”며 “신입생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품목을 정하는 것부터 무척 어려웠는데, 직접 이곳에서 회의하며 하나하나 구체화시켜나간 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프로젝트 형태로 모든 학생이 실습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새로 개설된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듣는 학생 4명만 이곳에서 실습한다.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팀을 이뤄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한다. 이준호씨와 변지원씨는 올해 1학기에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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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에서 보기 가능합니다.
발췌: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8136.html)